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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의 생애나 그의 음악적 업적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하진 않는다. 이 영화는 세이모어 번스타인이라는 인물의, 삶과 음악에 대한 자세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만족감을 원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다. 때문에 이른 시기에 연주자로서 은퇴하고 교수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연주자로서의 압박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작곡 같은 다른 일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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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에단 호크는 고민이 있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 배우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가진 그이지만, 물질적으로 많이 얻는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우연히 알게 된 번스타인과의 대화로부터 답을 찾을 단서를 얻게 된다. 이 영화는, 단서를 준 번스타인에 대한 감독의 감사의 인사이며,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언이고 위로다.
'종교가 놓치는 게 있어요.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답을 찾으라고 하죠. 신이라는 형태를 만들어서. 구원을 받으려면 신의 도움만이 필요하다고요. 하지만 난 답이 우리에게 있다고 굳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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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하나의 책과 같은 느낌이다. 멋진 구절이 너무 많은 책이다. 한 번만 보아도 울림이 있지만, 영화 속에서 사람들이 했던 말이 자꾸 귓가에 아른거려서 다시 펼쳐 보게 된다.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찾아보게 된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다.
'어느 참선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국화꽃을 그리려면 국화꽃 한 송이를 10년 동안 보라. 스스로 국화꽃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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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러닝타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담백하게 전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번스타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어도 되지 않나 싶다. 영화가 끝난 순간 느낀 감정은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