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살자'라는 말은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공감도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완벽한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의 문제는, 후회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후회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다시금 후회할 일을 반복한다. 내 후회는 공허하다. 그래서 문제다.
절박함이 없는 것이 문제일까, 그저 멍청할 뿐인 걸까, 후회하는 것 마저도 만성이 되어버린 것인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고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고민해도 결론이나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의 주인공과 나를 동일시하곤 한다. 나이를 먹는 것을 어찌하지 못하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후회와 고민들은 가슴 깊이 박혀서 굳어버려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난 아직도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할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이러다가는, 죽는 순간까지도 결국에는 알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인지. 항상 허겁지겁 서두르지만,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마무리 짓지 못한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슬프다. 내 이야기인 것 같아서. 특히나 절박함이 뚝뚝 묻어나는 보컬 덕분에 더더욱 이입된다. 그래서 위로를 받는다.
처음 들었던 게 2012년이었는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감정이입이 잘 되는 걸 보면,내 삶에 문제가 있기는 한 것 같다. 문제가 있다고 계속 생각하면서도 결국에는 아무것도 안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도대체 나는 언제가 되어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을지.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 받을 만 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할까 봐
이것저것 뒤범벅이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